이방인의 발걸음은 이 세상 모든 스토리텔링의 유구한 소재 중 하나다. 올해의 시네마 피크닉 역시 어딘가로 떠나가고, 새로운 곳을 향하는 인간과 비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플로우〉에서는 동물들이 홍수에서 살아남기 위해 돛단배에 몸을 싣는다. 〈고스트캣 앙주〉의 카린은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도쿄행 기차에 오른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퓨리오사는 팔뚝에 새긴 별자리 지도로 고향을 찾아 떠난다. 〈콘클라베〉에서 전세계의 추기경들은 차기 교황 선거를 위해 바티칸으로 모이며, 시스타나 성당은 다양한 국적과 언어가 경합하는 디아스포라의 현장이 된다. 대중영화의 형식과 장르를 통해 디아스포라의 감각을 이야기하는 네 편의 작품과 함께, 영화적 재미와 의미를 모두 만끽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