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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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쾌한 디아스포라 영화를 만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보고 있으면 흥얼거리고 싶게 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인 〈운수 좋은 개〉는 어쩌면 슬프고 애처로우며 무거울 수 있는 어느 운 좋은(?) 개의 사정을 흥겹고 장난기 어리게 그리면서도, 상당히 다양한 방식으로 디아스포라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반려견 다이스에게 허락되는 행동과 금지된 행동들, 다이스가 갈 수 있는 곳과 가로막힌 곳, 그리고 그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다이스의 활동들을 보면서 우리는 ‘경계 넘기’라는 실천적 행위와 더불어 삶의 경계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왜 다른 존재의 삶을 통제하고 마는지 생각할 수 있다. 또 다른 반려동물 고양이 소리의 존재는 타자가 내 삶의 영역에 들어와 나를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재기 발랄한 방식으로 전하며, 삶의 터전을 잃은 벌레와 새들은 누구든 언제 어디서 디아스포라가 될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날카롭게 제시한다. 마지막 다이스의 클릭은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코믹하게 드러낸다. (한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