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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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박해를 피해 파리로 망명한 70대 태국인 남성 자란 디타피차이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프랑스에 체류 중인 태국인들이 카메라 앞에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들의 몸은 프랑스라는 장소에 속해 있지만 그들의 시간은 태국과 프랑스 사이에 가로놓여진 채, 망명자들은 끊임없이 양국의 거리감 그리고/또는 가까움을 의식한다. 2채널 분할 스크린은 그들의 디아스포라적 처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고자 한 직접적 결과물로 보인다. 그와 같은 형식 속에서 같은 시간, 두 개의 공간이라는 테마가 시종일관 주요하게 부각된다. 망명자들은 구글 맵 그리고 영상통화 등과 같은 기술을 매개로 하여 그들의 고향과 접속하곤 하는데 이것은 이전에 볼 수 없던, 공간을 지각하는 새로운 감각이라 하겠다. 영화의 제목은 태국의 옛 국호인 ‘시암’과의 작별 인사를 뜻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결과는 그것의 불가능성만을 증명할 뿐이다. 그들은 하나의 공간, 두 개의 시간을 살고 있다. (이종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