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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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에 여러 이름으로 시대를 살아간 두 여성을 조명한다. 요시코라는 동명의 두 여성으로, 각각 중국인 배우로 살아간 일본인 야마구치 요시코와 일본인 가와시마 요시코로 길러진 청나라 공주가 그들이다. 영화는 이들을 금성의 다른 두 이름, 저녁별과 새벽별로 빗대어 그들의 삶의 조각을 영사한다. 폐허의 건물과 공간 위에 투사된 아카이브 영상에서 이들의 삶은 정보화되거나 서사화되기보다 그저 투영되고, 흘려보내지고, 부유한다. 때론 분리되고 쪼개어지고 대칭을 이루며 정주할 데 없이 부유하는 이들의 삶 그 자체를 영상 이미지로 구축한다. 무엇보다 역사 속 이들 삶은 잠시 머무는 환등상의 무대로서 자리한다. 그렇게 영화의 전사와 역사 속 개인사는 서로를 엮어내 “엄연히 존재했으나 교묘히 연출된 상상의 산물”로서 서로를 투사한다. 동시에 영화처럼, 삶도, 역사도 축적되는 듯하지만 동시에 흔적 없이 사라진다. 거기에 한번 더 방점을 찍으며 영화는 말한다. “의도했던 바와 다른 방향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해석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