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25
13회 영화제(2025)
프로그램 노트
대부분 사람에게 정체성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 자연스러운 피부같이 여겨진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마치 그런 것처럼 간주된다. 다수의 지위를 누리든, 소수의 특별함을 감지하든, 의심의 여지 없이 자신의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정체성은 선택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피부는 가벼이 벗길 수는 없더라도 옷은 쉬이 바꿀 수 있듯이, 정체성은 스스로 정하고 변경할 수 있는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바꿔 끼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판단과 감정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선택의 문제라 하더라도, 필연적이거나 운명적으로 어떠한 특정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디아스포라 자이니치 한국인(과 조선인)들은 바로 그러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다. 그리고 디아스포라 정체성으로 살아온 누군가가 남기고 간 것들을 다시금 깁고, 짓고, 짜고, 입고, 듣고, 본다. 그것은 역사적 시공간과 사람들을 다시금 연결하는 일이기도 하다. 드넓은 바다는 그 이루어질 것 같지 않은 무궁무진한 연결에 대한 상상과 희망을 받아안는다. (한창욱)
임흥순IM Heung-soon
포옹 HUG (2021)
좋은 빛, 좋은 공기 Good Light, Good Air (2020)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Things that Do Us Part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