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25
13회 영화제(2025)
프로그램 노트
강원도 속초 바닷가 마을에서 펜션 일을 돕는 수하 앞에 어느 날 낯선 손님이 등장한다. 그는 프랑스인 작가 얀 케렁으로, 준비 중인 새로운 이야기의 영감을 얻기 위해 미지의 세계인 이곳까지 온 것이다. 수하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그에게 자꾸만 마음이 간다. 이 정체 모를 끌림과 매혹이야말로 〈속초에서의 겨울〉을 추동해 나가는 주요하고 핵심적인 힘이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녀의 존재조차 모른 채, 자신과 엄마를 두고 떠났다는 프랑스인 아버지를 찾고 싶은 수하의 막연하지만, 원초적인 끌림인 것일까. 영화는 표면적으로 그런 뉘앙스를 풍기지만, 매혹된 자의 내면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으로 들썩이고 요동친다. 비밀스러운 이방인, 배회하고 유랑하는 방랑자, 고독한 예술가인 얀을 향한 모종의 열망, 긴장, 흥분, 기대, 어쩌면 애정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그 무엇으로. 그 과정에서 수하는 자신의 은밀한 욕망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때 영화는 감정으로 출렁이는 여성 신체를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며 극영화의 세계에 또 다른 숨구멍을 만들고 자유로운 표현의 방편을 마련한다. 여기에 더해, 두 사람의 관계를 진척시켜 나가는 데 속초 특유의 분위기와 지리적 환경도 한몫한다. 북쪽으로는 접경지대를 가까이 두고 망망대해인 동해와 면해 있어 열린 듯 막혀 있는 이곳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다. 오래된 지역 특유의 투박함과 고요함에서 오는 정체의 감각 역시 이들 사이의 지배적 정조로 짙게 자리한다. (정지혜)
코야 카무라Koya KAMURA
Kidnapping John Malkovich (2024)
Homesick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