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25
13회 영화제(2025)
프로그램 노트
먼저 말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독립영화, 어쩌면 한국 영화 자체의 어떤 구조적인 문제라 할 수 있을 ‘한국어 대사 청취’ 스트레스가 적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영화 관람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느낀다.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한국어 대사가 잘 들린다. 박이웅의 전작 〈불도저에 탄 소녀〉는 그 제목에서부터 마치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을 연상시키고, 실제 영화도 익스플로이테이션 필름 계열의 어떤 광폭한 기운을 부어 넣은 영화였다. 그런 박이웅의 차기작이 〈아침바다 갈매기는〉이다. 오프닝부터 ‘아침바다’를 날아다니는 ‘갈매기’와 평화로운 어촌을 스케치하며 시작하는 영화. 〈불도저에 탄 소녀〉와 〈아침바다 갈매기는〉 사이에는 갑작스러운 도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침바다 갈매기는〉이 느슨하지만 범죄 영화의 플롯으로 구축된 영화임에도 그렇다. 다만, 〈불도저에 탄 소녀〉나 〈아침바다 갈매기는〉이나 타인의 ‘납득’을 구하지 않고 자기 안에서 작동하는 ‘믿음’과 ‘올바름’을 행동 원리로 삼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박이웅의 일관된 캐릭터 구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인물들의 ‘깊이’ 면에서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한층 진일보하였다. 여기에 ‘탈주와 귀환’, ‘이주와 정주’라는 디아스포라적 운동성이 가미되며 영화의 배경인 어촌은 현대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 된다. 〈아침바다 갈매기는〉은 현대 한국사회를 정교하게 추적한 ‘관찰 기록지’이자, 질박한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작가의 근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음을 증거하는 결과물이다. (박지한)
박이웅PARK Ri-woong
불도저에 탄 소녀 The girl on a bulldozer (2021)
수정탕 둘째 딸 Good Yeounha (2008)
갑시다 Let US go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