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FF 2025

13회 영화제(2025)

디아스포라 장편

이방인의 텃밭Shiso

김이향
  • 한국, 일본
  • 2025
  • 79min
  • 전체
  • color
  •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노트

‘시소(紫蘇)’라는 식물이 있다. 진한 향과 맛을 가지고 있어 일본에서 요리할 때 포인트를 주기 위해 넣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대표적인 밑반찬인 우메보시에 반드시 들어가는 재료이기도 하다. 한국의 채소로 치면 깻잎과도 같은 위치. 그러나 깻잎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는 낯설기만 한 향채소. 물론 시소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에게 깻잎 역시 낯설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에 온 지 8년째인 자이니치(재일동포) 3세인 감독과 한국의 텃밭에서 싹을 틔운 채소 시소는 꽤 닮았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감독의 부모는 그녀에게 한국 이름과 한국 국적을 주었고, 자이니치에게 차별적인 일본 사회에서 감독은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해야 했다. 감독이 성인이 되어 찾아온 할머니의 나라 한국 역시 친절한 나라는 아니었다.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감독은 온전히 속하지 못한 존재였다.

할머니가 태어난 나라, 어머니가 평생 가고 싶어 했던 나라,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를 안고 찾아온 나라인 한국. 감독은 자이니치에 여전히 낯선 조국인 한국에서 한국인에게는 생소하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자신에게는 익숙한 시소를 키운다. 사계절을 거치며 싹을 틔우고 자라는 시소의 생장은 자신과 가족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불화하고 조금이나마 화해하며 여전히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감독의 여정을 따라간다. 한국 땅에서 여전히 이방인인 감독의 텃밭에서 자란 시소는 비슷한 한국 채소 깻잎과도 다르고 일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던 시소와도 다른, 전혀 새로운 존재일 것이다. 어쩌면 더 독특하고 향기로운 채소일지도. (마법사) 

Director

  • 김이향KIM Rihyang